WIPO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중재조정 센터

 

행정패널 결정문

LAGIER SA v. Jinseok Yang

사건번호 :  D2001-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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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사자

신청인: LAGIER SA
31 Rue Baraban, 69003 Lyon, FRANCE

피신청인: Jinseok Yang
대한민국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234-293, 우편번호 120-110

 

2. 도메인이름 및 등록기관

분쟁의 대상이 된 도메인이름 ( 이하 " 분쟁도메인이름 " 이라고 약칭함 ) 은 <lagier.com> 이고 , 분쟁도메인이름은 대한민국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395-70 전문건설회관 17 층 , 우편번호 156-010 에 소재한 국제도메인등록기관 ㈜한강시스템 hangang.com, http://www.hangang.com and http://www.doregi.com ( 이하 " 등록기관" 이라고 약칭함 )에 등록되어 있다 .

 

3. 행정절차개요

신청인에 의하여 제출된 분쟁해결신청서는 그 영문본이 2001 년 9 월 29 일에 전자매체로 그리고 2001 년 9월 19 일에 서면의 형태로 WIPO 중재조정센터 ( 이하 " 센터" 라고 약칭함 )에 의하여 접수되었다 .

센터는 2001 년 9 월 25일에   등록기관에 대해서 다음 사항을 요청하는 전자우편을 발송했다 . (1) 통일도메인이름분쟁해결규정을 위한 WIPO 보충규칙 (이하 " 보충규칙 " 이라고 약칭함) 제 4(b) 조의 규정에 따라서 , 신청인이 신청서 사본을 등록기관에도 발송했는지 여부확인 , (2) 본건의 도메인이름이 등록기관에 등록된 것인지 여부확인 , (3) 피신청인이 현재의 도메인이름 등록인인지 여부확인, (4) 등록기관의 인명검색 데이터베이스(WHOIS database) 에서 확인할 수 있는 도메인이름 등록인 , 그 기술적 연락담당자 (technical contact), 그 행정 담당자 (administrative contact), 수수료 담당자(billing contact) 에 관한   세부정보 (즉, 우편주 소 , 전화번 호, 팩시밀리번호 , 전자우편주소 )의 제공,  (5) 통일도메인이름 분쟁해결규정( 이하 " 규정 " 이라고 약칭함 ) 이 분쟁도메인이름에 적용된다는 점의 확인, (6) 분쟁도메인이름의 현재상황의 기재, (7) 등록기관에 의하여 등록약관에서 사용된 언어를 기재, (8) 도메인이름의 사용과 관련하여 또는 그러한 사용에 의하여 유발되는 분쟁의 재판에 대하여 등록기관의 주된 사업소의 소재지의 재판관할에 도메인이름 등록인이 승낙했는지 여부의 기재.

등록기관은 2001 년 9 월 25일의 답변을 통해서 , (1) 신청서 사본의 수신 , (2) 분쟁도메인이름의 등록사실 , (3) 피신청인이 현재의 등록인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4) 분쟁도메인이름의 등록인 등에 관한 연락처 등의 세부정보를 제공해주고 , (5) 규정의 적용가능성을 확인하고 , (6) 분쟁도메인이름의 현재상황을 표시하고 , (7) 등록약관에 사용된 언어가 한국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 (8) 도메인이름의 사용과 관련하여 또는 그러한 사용에 의하여 유발되는 분쟁의 재판에 대하여 등록기관의 주된 사업소의 소재지의 재판관할로 할 것을 (등록기관과 등록인간의 분쟁인 경우에만) 승낙한 내용이 도메인이름 등록약관에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

2001 년 10 월 1 일 , 센터는 신청인에게 적정한 수수료를 납입하고 , 등록약관 (registration agreement) 에 이용된 언어를 확인할 것을 요청하였다. 통일도메인이름분쟁해결규정을 위한 절차규칙 ( 이하 " 절차규칙" 이라고 약칭함 ) 제11 조에 의하면 , 분쟁당사자들이 등록약관의 언어와 상이한 언어를 행정절차에서 이용하기로 합의하거나 , 등록약관 자체가 행정절차상의 언어에 관해서 달리 규정하고 있지 않다면 , 피신청인과 도메인이름등록기관과의 사이에 체결된 등록약관에 이용된 언어가 행정절차상의 언어로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 신청인에 의하여 제출된 분쟁해결신청서 수정안 (영문본 및 국문본 )은 2001 년 10 월 26일에 전자매체로 그리고 2001 년 10 월 29 일에 서면의 형태로 센터에 의하여 접수되었다 .

절차규칙 제4(a)조 및 보충규칙 제 5 조에 따라서 , 센터는 2001 년 11 월 1 일에 분쟁해결신청서의 규정 , 절차규칙 , 및 보충규칙에 따른 형식적요건의 충족여부를 점검하였다 . 또한 , 센터는 2001 년 11 월 2 일에 신청내용 및 행정절차개시의 통지 (“ 개시통지 ”) 를 피신청인에게 발송했다 . 분쟁해결신청서와 수정안의 사본(영문 및 국문)이 통지문과 함께 동봉되어 있었다. 동 개시통지의 사본은 신청인 , 등록기관 및 ICANN 에도 발송되었다 .

피신청인은 신청내용 및 행정절차개시의 통지를 받은 후 2001 년 11 월 24 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 센터는 2001 년 11 월 26일에 피신청인 답변서 미제출 확인통지를 하였다 .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의 이전에 관해서 합의하지 아니함에 따라서, 센터는 행정절차의 진행을 위해서 행정패널위원의 선정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신청인의 단독 패널 지명의사에 따라서 , 센터는 본건의 분쟁해결을 위한 행정패널의 패널위원으로 정상조 교수를 위촉하면서 정상조 교수에게 패널위원으로서의 승낙 및 공평성과 독립성의 선언 (Statement of Acceptance and Request for Declaration of Impartiality and Independence ) 을 위한 서면을 발송하였다 .

정상조 교수의 승낙과 공평성 및 독립성의 확인에 따라서 , 센터는 2001 년 12 월 7 일에 당사자들에게 행정패널의 구성과 결정예정일을 통지했다 . 결정예정일은 절차규칙 제 15 조에 따라 행정패널이 구성된 날로부터 14 일 , 즉 2001 년 12 월 21 일로 통지되었으나 사건기록의 송달상의 지연으로 인하여 2002 년 1 월 3 일로 연기되었다 .

 

4. 사실관계

신청의 원인이 되는 상표는 "Lagier" 이고 , 신청인은 프랑스에서 샴푸, 비누 , 향수 등의 다양한 위생용품과 뷰티용품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당해 상표를 등록해서 사용하고 있다.

도메인이름 <lagier.com> 은 현재 피신청인에 의해서 보유되고 있다 . 분쟁도메인이름은 피신청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웹사이트에 링크되어 있다 .

 

5. 당사자들의 주장

A. 신청인의 주장

도메인이름과 상표와의 동일·유사성

신청인은 분쟁도메인이름이 신청인 보유 상표인 “Lagier” 와 동일하거나 혼동을 유발할 정도로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Lagier"는 신청인에 의하여 1970년부터 사용되어 왔고, 1999년에 등록상표로 등록되었다. 1944년 René Lagier 씨에 의하여 설립된 이래 LAGIER and PEGGY SAGE 라는 등록상표로 다양한 위생용품과 뷰티용품의 판매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1988년부터 신청인은 http://www.lagier.fr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신청인은 분쟁도메인이름이 신청인의 등록상표인 “Lagier”와 동일하고 접미사 “com” 을 추가한다고 해도 혼동을 충분히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분쟁도메인이름은 신청인 보유 상표와 동일하거나 혼동을 유발할 만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분쟁도메인이름이 “Lagier”사와 출처, 후원, 제휴, 추천관계가 있는 사이트라고 혼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도메인이름에 관한 피신청인의 권리 또는 정당한 이익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에 대해서 아무런 권리나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방문객이 URL http://www.lagier.com을 액세스할 때 성과 포르노 컨텐츠가 있는 URL http://www.ilovetop.com에서 성과 포르노 컨텐츠가 있는 수많은 웹사이트의 하이퍼링크의 목록이 들어있는 웹사이트가 나타나며, http://www.lagier.com 웹사이트는 단지 “성인 섹스물 인덱스”와 성과 포르노 컨텐츠만 들어 있는 다른 웹사이트에 하이퍼링크를 제공하면서 배경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에 관한 등록상표나 서비스상표도 획득하지 않았고, 신청인으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지도 않았으며, 신청인의 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피신청인은 분쟁도메인이름으로 주로 알려진 어떠한 사업체도 운영하고 있지 않고 합법적인 비영리 또한 공정한 사용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신청인은 주장한다.

피신청인의 부정한 목적

신청인은 피신청인의 분쟁도메인이름의 등록이 부정한 목적을 위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분쟁도메인이름이 상업적인 이득을 위하여   신청인의 상표와 출처, 후원, 제휴, 추천관계가 있는 사이트라고 혼동될 가능성을 유발함으로써 인터넷 사용자들을 의도적으로 유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분쟁도메인이름의 등록행위 자체가 피신청인과 신청인과의 관계를 오인케하기 위한 악의적인 등록이고, 피신청인의 분쟁도메인이름의 등록에 의해서 신청인의 사업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B. 피신청인의 주장

피신청인은 신청내용 및 행정절차개시의 통지를 받은 후 2001 년 11 월 24 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 특별한 상황을 이유로 기한연장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결국 센터는 2001 년 11 월 26일에 피신청인 답변서 미제출 확인통지를 하였고 , 행정패널이 구성되었다.

 

6. 검토 및 판단

도메인이름과 상표와의 동일·유사성

분쟁도메인이름 <lagier.com>은 신청인 보유 상표인 “Lagier” 와 동일하거나 혼동을 유발할 정도로 유사하다고 판단된다. 분쟁도메인이름의 핵심은 신청인의 등록상표인 “Lagier”와 동일하고, 분쟁도메인이름과 상표의 동일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쉼표라거나 최상위도메인명 .com의 추가 또는 삭제는 무시하고 비교 ×판단해온 선례들을 고려해볼 때, [1] 분쟁도메인이름과 신청인 보유 상표는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다. 분쟁도메인이름과 상표와의 동일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영업주체 또는 상품주체 등 출처에 관한 혼동여부 보다는 인터넷사용자들의 초기관심의 왜곡 여부가 더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된다는 점에서, [2] 도메인이름에 공통된 접미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만을 비교해 본다면, 분쟁도메인이름과 신청인보유상표는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판단된다. 분쟁도메인이름이 신청인 “Lagier”사와 출처, 후원, 제휴, 추천관계가 있는 것으로   혼동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의 문제는 다음 항목에서 검토하도록 한다.

도메인이름에 관한 피신청인의 권리 또는 정당한 이익

피신청인은 분쟁도메인이름에 관한 상표를 등록했거나 신청인으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은 바도 없다. 피신청인이 상표에 관한 어떠한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하여,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에 대해서 아무런 권리나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신청인은 분쟁도메인이름이 피신청인의 음란물 사이트에 링크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피신청인이 상표권자도 아니고 그에 대한 사용허락을 받은 바도 없다는 사실로부터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에 대해서도 아무런 권리나 이익도 가질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분쟁도메인이름이 신청인의 상표와 동일·유사하기 때문에 신청인의 상표권을 침해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피신청인에게 분쟁도메인이름을 등록·사용할 권리나 이익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분쟁도메인이름이 신청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인가 여부의 판단은 어느 국가의 상표법·부정경쟁방지법 등의 준거법에 의하는가에 따라서 항상 동일한 결론에 도달하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어려움이 있다.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신청인 보유 상표와 동일 ×유사한 도메인이름을   사용하여 음란물 사이트에 링크시킴으로써 출처 및 후원관계 등의 혼동을 초래한다고 주장하면서, 그와 유사한 선례로 CCA Industries, Inc. v. Bobby R. Dailey [3] (이하 “CCA 선례”라고 약칭함)를 들고 있다. CCA 선례는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상표와 동일 ×유사한 도메인이름을 사용해서 음란물 사이트에 링크되도록 한 사안인데, 당해 선례를 담당한 패널은 피신청인의 링크로 인해서 신청인 상표의 명성을 손상케 했다고 하는   주장을 받아들여서 도메인이름의 이전을 명한 바 있다. 그러나, CCA 선례와 본 사안의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어서, CCA 선례가 본 사안에 있어서 동일한 결론을 이끌어내는데 적절한 선례라고 보기 어렵다. CCA 선례에서의 신청인은 도메인이름등록기관의 소재지 국가인 미국과 피신청인의 주소지 국가인 캐나다 양국에 자신의 상표를 등록한 상표권자인데 반해서, 본 사안에서의 신청인은 도메인이름등록기관의 소재지 국가이면서 동시에 피신청인의 주소지 국가에 해당되는 대한민국에 자신의 상표를 등록했다거나 대한민국 내에서 적극적인 영업을 수행해서 널리 알려진 상표라는 사실을 주장하거나 입증한 바가 전혀 없다. 이러한 경우에도 프랑스의 국내법하에서 상표권의 침해로 된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나, 본 사안에서 프랑스의 국내법이 준거법으로 되는지도 의문시되고, 상표등록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 대한민국 상표법 [4] 및 상표의 주지성(well-known mark requirement)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 대한민국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하에서 [5] 상표권의 침해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지도 의문시된다. 그러나, 본 사안을 담당한 패널은 대한민국의 관련법 하에서 상표권의 침해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이나 그에 대한 적절한 구제조치를 명령할 권한이나 의무가 없다. 권리침해 여부 및 구제조치의 판단이나 명령은 사법적 결정(judicial decision)의 문제이고, 그러한 사법적 결정을 얻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도메인이름에 관한 분쟁을 저렴하고도 신속하게 해결하는데 빈번히 활용되는 "통일도메인이름 분쟁해결규정" (the Uniform Domain Name Dispute Resolution Policy)" 은 도메인이름의 등록·사용이 명백히 부당한 선점행위 (cybersquatting)에 해당되는 경우에, 도메인이름등록의 이전이나 취소를 명령하는 제한된 구제조치를 인정함으로써, 도메인이름 등록기관이 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부당한 선점행위 여부에 관한 행정적 판단과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행정적절차(administrative procedure)인 것이다. 따라서, 규정(UDRP)은 앞에서 검토한 사법적결정의 판단기준과는 모순될 수 있지만, [6] 명백히 부당한 선점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는 경우, 즉 피신청인이 도메인이름에 대해서 권리나 정당한 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를 다음과 같이 예시적으로 열거해서 규정하고 있다 [7] :

(ⅰ)   등록인이 도메인이름에 관한 분쟁의 통지를 받기 전에 상품 또는 서비스의 제공을 위하여 부정한 목적없이 당해 도메인이름 또는 이에 대응하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거나 그 사용을 위한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경우

(ⅱ)   등록인(개인, 기업이나 기타 단체로서)이 비록 상표권이나 서비스표권을 갖고 있지는 않더라도 당해 도메인이름으로 일반에 널리 인식되고 있었던 경우

(ⅲ)   등록인이 상업적 목적으로 그 도메인이름을 사용해서 소비자를 오인시키거나 문제시된 상표나 서비스표를 희석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비상업적 사용 또는 공정한 사용을 하고 있는 경우.

앞에서 열거된 항목들은 그 성격상 피신청인이 입증해야 할 사항으로 보이고, 본 사안에서 피신청인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했기 때문에 본 사안이 앞에서 열거된 항목의 어느 경우에 해당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피신청인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서 항상 피신청인에게 아무런 권리나 정당한 이익이 없다고 판단되는 것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규정(UDRP)은 신청인으로 하여금 피신청인이 아무런 권리나 이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신청인이 그 입증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피신청인의 답변서 불제출 (default)에도 불구하고 패널은 신청을 기각하지 않을 수 없다. [8] 따라서, 본 사안에서와 같이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을 사용해서 일정한 상품의 판매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경우에는,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권리나 정당한 이익이 없음을 충분히 입증했는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본 사안에서 피신청인은 분쟁도메인이름을 음란물 사이트에 링크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전술한 바와 같이 그러한 링크로서의 간접적인 사용과   도메인이름에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직접적인 사용이 출처혼동이나 희석화에 아무런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상품이나 서비스에 제공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을 자신의 웹사이트에 링크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피신청인이 자신의 웹사이트에 두개의 도메인이름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할 뿐이고, 피신청인의 상품이나 서비스의 제공에 분쟁도메인이름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동일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두개 이상의 상표나 서비스표가 사용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웹사이트에 두개 이상의 도메인이름이 사용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러한 점을 신청인이나 패널이 비난하거나 피신청인에게 불리하게 판단할 사유로 되지는 못한다.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을 음란물사이트에 링크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신청인 상표의 명성을 손상케하고 출처의 혼동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프랑스 이외의 국가에서 전세계적으로 또는 최소한 대한민국에서도 신청인의 상표가 과연 명성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신청인 상표가 출처표시로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는지에 관해서 신청인이 충분히 설명하거나 입증한 바가 없다. 또한, 규정(UDRP)은 분쟁도메인이름의 등록·사용이 타인의 상표권 등을 침해하는 부당한 선점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기 위한 기준과 절차를 제공하는 것일 뿐이고, 분쟁도메인이름을 사용해서 피신청인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음란성이나 도박성을 가지고 있는지 [9] 또는 도메인이름 판매업에 해당되는지 [10] 여부는 문제삼지 않고 그러한 음란성 등에 관한 판단은 각국의 법원이 신중하게 판단할 문제인 것이다.

요컨대, 신청인의 관련 국가에서 등록되어 있거나 널리 인식되어 있지 못한 상황 하에서는 관련 국가의 국내법하에서 과연 피신청인의 분쟁도메인이름 등록·사용행위가 신청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을 사용해서 일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 볼 때,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에 대해서 아무런 권리나 정당한 이익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피신청인의 부정한 목적

본 사안에서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의 판매를 제안했거나 그 목적으로 상당한 대가를 요구한 바 있다는 사실이나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신청인은 오직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을 이용함으로써 출처 또는 후원관계 등의 혼동을 초래하여 상업상의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 부정한 목적으로 분쟁도메인이름을 등록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피신청인의 권리 또는 이익을 검토하는 항목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신청인의 상표가 피신청인 주소지 국가인 대한민국 내에 등록되었다거나 대한민국의 소비자에 널리 인식되었다는 사실에 관한 입증도 없기 때문에, 피신청인에게 출처혼동의 부정한 목적이 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신청인의 상표가 피신청인의 주소지 국가 및 도메인이름등록기관의 소재지 국가의 양국에 등록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 피신청인이 신청인보유상표의 존재나 명성을 사전에 인식하고 있었다고 추정할 수 없다고 보아 피신청인의 부정한 목적이 입증되지 아니한 것으로 판단한 선례도 있다. [11] 더욱이 신청인이 유사한 선례로 원용한 CCA선례에서도 신청인의 상표가 피신청인의 소재지 국가와 도메인이름 등록기관 소재지 국가의 양국 모두에서 상표등록이 되어 있어서 피신청인이 신청인 상표의 존재를 사전에 인식하고 있었고, [12] 따라서 피신청인의 부정한 목적이 있다고 판단한 것임을 고려해 본다면, 본 사안이 반드시 CCA선례에서와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수는 없다. 요컨대, 피신청인이 신청인 보유 상표를 사전에 인식했다거나 신청인 보유 상표가 피신청인 주소지 국가의 소비자들에게 널리 인식된 상표라고 볼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는 바, 신청인은 피신청인의 부정한 목적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7. 결정

앞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 본 행정패널은 규정 (UDRP) 제 4조 (a)항에 열거된 세가지 사항 가운데 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에 대해서 피신청인에게 권리나 이익이 없다는 점과 피신청인의 부정한 목적을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 . 규정 제 4조 및 절차규칙 제 15조에 따라서 , 본 행정패널은 신청인의 신청을 기각한다 .

 


 

정상조

패널위원

일자: 2002년 1월 3일

 


Footnotes:

[1] Chernow Communications Inc. v. Kimball , WIPO Case No. D2000-0119; VAT Holding AG v. vat.com, WIPO Case No. D2000-0607.

[2] Wal-Mart Stores, Inc. v. Richard MacLeod, WIPO Case No. D2000-0662; Nicole Kidman v. John Zuccarini, WIPO Case No. D2000-1415; Gateway, Inc. v. Pixelera.com, Inc., D2000-0109.

[3] WIPO Case No. D2000-0148.

[4] 대한민국 상표법 제41 조

[5] 대한민국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2 조

[6] Sallen v. Corinthians Licenciamentos LTDA, 273 F.3d 14; 2001 WL 1518455 (C.A., Mass., 2001); Parisi v. Netlearning, Inc., 139 F.Supp.2d 745 (E.D.Va.,2001).

[7] Paragraph 4(c) of the UDRP.

[8] EAuto, L.L.C. v. EAuto Parts, WIPO Case No. D2000-0096.

[9] SportSoft Golf, Inc. v. playermagazine, NAF Case No. 95289.

[10] General Machine Prods. Co. v. Prime Domains (a/k/a Telepathy, Inc.), NAF Case No. 92531 (craftwork.com); Toronto Star Newspapers Ltd. v. Virtual Dates Inc., WIPO Case No. D2000-1612 (tstv.com); Car Toys, Inc. v. Informa Unlimited, Inc., NAF File No. 93682.

[11] Etam, plc v. Alberta Hot Rods, WIPO Case No. D2000-1654; VZ VermögensZentrum AG v. Anything.com, Case No. D2000-0527; Allocation Network GmbH v. Gregory, WIPO Case No. D2000-0016.

[12] CCA Industries, Inc. v. Bobby R. Dailey, WIPO Case No. D2000-0148.